곤충 에메리개미 Vollenhovia emeryi Wheeler, 190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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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낙엽타는향기 댓글 0건 조회 13회 작성일 25-06-09 11:20본문
[ 상대 개미를 만나면 납작하게 엎드려 위기를 모면한다 ]
최근 그물등개미 군체를 관찰하던 중, 전혀 예상치 못한 손님을 맞이했습니다. 너무 작아서 처음엔 개미 인지조차 알아채기 어려웠던 존재—바로
에메리개미였습니다.
육안으로는 정말 과장 좀 보태서 ‘점’처럼 보일 정도였고, 카메라의 초점조차 맞추기 힘들 정도로 작았습니다. 몸길이는 고작 2~3mm. 렌즈를 통해 겨우 실체를 확인했을 때, 마치 숨은그림찾기의 마지막 조각을 찾은 것 같은 짜릿한 기분이 들었습니다.
그 작은 몸에는 놀라운 특징들이 숨겨져 있었죠. 에메리개미는 제1 배자루마디 뒷부분이 계단처럼 층져 있고, 밑돌기는 얇고 평평합니다. 서식지는 돌 아래나 썩은 나무, 나무껍질 아래 같은 은밀한 공간. 결혼비행은 주로 6월에서 7월 사이에 이루어지며, 날개의 형태도 특이하게 짧은 날개(단시형)와 긴 날개(장시형)를 지닌 여왕개미가 함께 존재합니다.
더 흥미로운 건, 에메리개미는 처녀생식을 한다는 사실입니다. 그것도 조금은 특이한 방식으로요. 자연은 참으로 다양하고 신비롭습니다.
관찰 중 흥미로운 행동도 포착됐습니다. 활동 중 그물등개미를 마주쳤을 때, 에메리개미는 몸을 낮추고 가만히 있었습니다. 그러자 그물등개미는 그냥 무심히 지나쳐버리더군요. 혹시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. ‘높이가 낮으면 감지를 못하는 걸까?’
작지만 분명한 존재감. 에메리개미였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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